정말 혼자 있는 건 너무 어려웠다. 결국 약 2주 정도 지나서 무너졌다. 분명히 운동도 열심히 했고 나도 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안정감을 찾는데 그게 부족한 나는 지금 혼자 있는 게 어렵다. 이건 단순히 감정일기 쓰고 운동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거 같다. 근본적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은 엄마에게 적절하게 안정감을 얻고 나중에는 점점 성장하면서 엄마아 옆에 없어도 이미지만 떠올리면서 안정된다고 하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불안정한 양육환경이었다.
엄마 아빠가 너무 많이 싸우고 다퉜다. 그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사는거같다. 동생도 마찬가지다. 근데 정작 원인인 부모가 또 자식 탓을 하는 상황이 나는 답답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 하면 이 공허함과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을까. 대학병원 선생님은 자꾸 나를 면담을 안 시켜주려고 한다. 면담 없이도 견뎌보라는 의미는 알겠는데 내가 상담하고 싶다는데 자꾸 거부한다. 대학병원에 상담할 선생님은 부족하고 돈도 안 되는 치료인데 환자는 많으니까 일단 급한 환자먼저 치료하려고 하는 게 보인다.
왜냐하면 대학병원 상담은 엄청 싸다. 그래서 병원입장에서 돈이 많이 벌리는 수익구조가 아니니까 점점 시간이나 환경이 부족해지나 보다.
근데 나도 어떻게 해. 돈이 부족한걸. 나라에서 상담의 중요성을 알고 상담도 보험이 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너무 열악한 인식과 문화가 아쉽다.
정말 돈 써서라도 상담을 하는 게 나은 건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난 돈이 없는데.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 하니까 다시 만나서 안정감을 찾아야겠다. 이 마음상태로는 어차피 다른 사람을 만나도 잘 지내지 못한다. 불안하고 이 사람이 나와 만날까 말까 안절부절못하면 그 마음이 다 전달돼서 부담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힘이 빠진다. 결국 알바를 관두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해결은 되지 않았구나. 아르바이트하면서 느껴지는 공허함과 불안한 외로움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관뒀는데. 관두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역시 정우열 선생님이 맞는구나. 어떤 일을 해도 감정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원인은 일이 아니라 내 감정에 있구나.
그러면 관두지 말걸 후회되지만 어차피 관두고 말고 가 문제가 아니니까. 너무 결과에 집착하고 후회할 필욘 없겠다. 이렇게 본질을 이해하면 됐지. 어차피 알바는 평생 할게 아니니까.
진짜 힘들었다. 그 차 타고 학원을 다니는데 뭔가 가을과 겨울의 느낌이 오는 게 공허하고 외로웠다. 그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내 내면에 있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마주할 수 있어서 좋긴 했다. 다른 사람이 많은 알바였으면 남에게 집중하느라 나의 외로 옴에 집중하지 못했을 거니까.
그리고 차 안에서 혼자 학원에 배송하는 시간이 진짜 외롭고 답답하고 공허했다. 세상과 소외돼서 세상이 나를 왕따 하는 그 느낌이 너무 힘들었다. 다시 하라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 관둘만한 내 입장에서 이유가 있었으니까. 너무 후회하지 않는다.
내 마음의 공허함을 위해 상담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 그러려면 돈도 벌어야 하고. 얼른 다른 알바를 찾아서 돈 벌면서 상담도 해야겠다.
지금 이런 마음상태로는 어떤 것도 못한다. 어차피 취업을 해도 못 견디고 나올 거다. 하루 6시간짜리 알바도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나왔는데 취업을 어떻게 하겠어. 정우열 선생님은 치료에 너무 몰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일상을 다 멈추고 치료를 할 필욘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알바를 하면서 상담을 할 수 있는 여유는 있어야겠다.
아무튼 그렇다. 일단 살만해졌고 위기는 넘겼지만 넘기기만 했을 뿐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라서. 예약한 날까지 견뎌보고 또 상담이 길어지면 다른 병원에 가보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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