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우열 선생님 라이브를 봤다.
외로움과 공허함을 사연으로 남긴 분의 이야기와 나와 너무 똑같다. 심지어 나보다 돈도 많고 재력이 좋은데 공허함 때문에 힘들어하신다. 이런 거 보면 참 돈은 공허함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게 느껴진다. 그 돈으로 상담을 하는 게 낫긴 한데.
엄청난 재력이 곧 행복은 절대 아닌 거 같다. 너무 마음이 외로워서 억지로 돈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사연자분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돼서 마음이 아팠다. 나도 뭐 하나라도 내어줘서 나에게 관심을 준다면 너무 좋겠다는 상상을 가끔 한다.
근데 줄게 아무것도 없다. 잘난 것도 없고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얼마나 외롭고 공허하면 돈을 써서라도 관심을 살까. 그런 사람에게 내가 조언해 준다면 그러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에게 투자해라.
돈을 나 좋은데 쓰고 남은 돈으로 상담을 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남보다 나를 아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근데 그걸 몰라서 그러겠나. 하고 싶어도 안되니까 그러지. 나도 모르게 나를 싫어하게 된 어린 시절의 사연들을 잘 봐야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사랑을 못 받았다. 아빠는 항상 인정보단 비난과 지적만 했다. 그렇게 하면 자기가 멋있어 보이고 뭔가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했나 보다. 지금 보니까 진짜 멍청하고 한심하다. 그리고 얼마나 속이 썩었으면 입만 열면 하는 말마다 부정적인 말을 하는지 한심하고 안타깝다.
미안하지만 그걸 내가 받아 줄 의무가 없다. 왜냐하면 먼저 어른인 건 부모니까. 사랑은 쌍방향이다. 내가 받은 사랑이 없는데 무슨 사랑을 베풀겠어.
정우열 선생님이 상담할 때 내담자가 돈을 천만 원을 쓰던 만원만 쓰던 일관적으로 대한다고 한다. 그 경험을 통해 내가 돈을 더 쓰지 않아도 일관적으로 관심받는 경험을 통해 나에 대한 존중과 수용을 느낀다.
내가 돈을 더 쓰지 않아도 일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걸 보니 알겠다. 부모가 자식에게 판단 없이 일관적으로 사랑을 해야 아이가 커서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라는구나. 근데 나는 그걸 못 받아서 이렇게 나를 판단하고 지적하는구나. 근데 그 모든 게 주관적이구나.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기준이 정답이었겠지.
근데 그건 부모 사정이고 나는 사랑을 못 받아서 너무 속상했다. 외롭고 서러웠다. 나는 23살까지 혼자서 못 잤다. 꿈에 무서운 귀신이나 뭔가 괴물이 갑자기 나를 덮치면서 잠에서 자주 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꿈속에 나오는 무서운 것들은 화내고 충동적으로 폭력을 하는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다. 특히 아빠의 모습일 거다.
어렸을 때는 그런 무서운 존재들에게 마냥 당하는 꿈을 꿨다. 근데 치료를 받고 감정일기를 쓰고 나에게 당당해지는 연습을 하니까 꿈에서도 이제 지지 않았다. 꿈에서 나에게 뭐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나오면 가만히 있지 않고 반박하고 당당하게 소리 지르면서 싸웠다. 나도 신기했다. 이제 지지 않고 당당하게 반격하는 게.
원래 그래야 한다.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면 그게 맞던 틀리던 반격하고 맞서서 나를 지켜야 한다. 분노를 적절히 내면서 왜 나에게 기분 나쁘게 하냐고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그 상처가 쌓이고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
꿈에서 나오는 무서운 존재는 상사, 고모, 아빠, 괴물, 귀신 등등이 나온다. 이제는 꿈에서 가만히 당하지 않고 맞서고 싸우려고 하는 내가 기특하다. 꿈은 완전히 무의식인데 내 무의식이 바뀐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디고 다시 보고 싶었던 애인을 만난다. 그래서 좌절스러웠다. 내가 혼자 못 있구나, 그동안 운동. 감정일기등을 열심히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는 생각에 서러웠다.
근데 혼자 있는 거만 힘들었을 뿐 나름 성장한 것들이 분명히 있다.
- 유산소 운동으로 좋아진 체력과 컨디션
- 웨이트로 좋아진 힘
- 꿈에서 무서운 상사나 아빠에게 가만히 당하지 않는 것
- 화가 나도 금방 진정된다
- 혼자서 결정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늘어남(쇼핑몰. 블로그 등등)
- 누가 비난하면 어떻게든 나를 보호하려는 태도가 생김, 그 힘이 강해짐
- 자아를 지키는 힘이 좀 생김
- 다른 사람들의 기분 나쁜 말들을 좀 더 이해하고 순화하려고 노력함
- 과거 힘들었던 기억 트라우마,. 폭행당한 기억, 부끄러운 기억들을 떠올리려고 노력하고
예전보다 떠올려도 견딜 만 함
등등
나름 나도 성장한 것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성장했는데 단지 혼자 못 있었다는 이유로 나를 비난했구나. 오히려 내가 칭찬해 줘야 성장하는데. 미안하다. 이제라도 나에게 그동안 너무 수고했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2023년 올해도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2022년 12월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구나. 일단 신체적인 기능이 상승했다. 꾸준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기로 맘먹길 너무 잘했다. 그리고 나에 대한 당당함이 더 강해졌다.
2023년이 나는 그래도 너무 고생하고 성장한 한 해였다. 분명한 건 엄청난 성장을 했다. 그건 확실하기에 나는 후회 없는 2023년이었다.
갑자기 연말 정리하는 분위기가 됐는데 연말이라고 칭찬하지 말고 나를 미리미리 칭찬해주고 싶다.
오늘 감정일기의 주제가 공허함이었다. 공허함은 나와 내 사이가 멀어져서 그런 거라고. 내가 나를 미워하게 된 이유를 잘 이해하고 위로하고 그다음에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나를 칭찬하니 기분이 좋다.
나를 미워하게 된 억울한 과거의 사연을 다루지 않은채 억지로 칭찬하면 절대 소용없다. 먼저 그럴만한 이유를 잘 살펴보고 내 편을 들어줘야 자연스럽게 칭찬할 수 있다. 그걸 잘 한 감정일기다.
나를 많이 칭찬해주고 많이 사랑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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