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지금 나에게 벌어진 일들과 힘든 감정이 모두 어렸을 때 해소하지 못한 감정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나의 먼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의 감정을 천천히 돌아보려고 하고 있다.
지금 나에게 벌어진 이별도 중요하지만 모든 인간관계는 나의 마음에 있는 것을 건드리는 기폭제라는 개념을 다시 알아보니 지금 이별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별이 문제가 아니라 이별을 통해 건드려진 나의 마음에 있는 감정이다.
이별을 하는 순간은 나의 모든것이 사라지는 위험한 순간이다. 마치 어렸을 때 엄마가 갑자기 집을 나간 기분이랑 똑같다.
이별을 하면 이제 내 인생은 끝난거 같은 진짜로 생명의 위협이 느껴진다. 엄청난 불안과 생존위기감이 크게 느껴진다. 나의 존재는 이제 무가치해지고 나는 찐따가 된 기분. 잘 놀던 친구들이 갑자기 나를 따돌리고 무시하는 기분.
내가 잘 쉬고있던 집이 갑자기 태풍으로 날아간 기분.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데 갑자기 고장난 기분이 든다.
갑자기 나의 인생이 바닥으로 추락한 기분, 잘 올라가던 코인이 갑자기 하락하는 기분.
우리집에 있는 안전문이 부셔진 기분, 갑자기 나를 두고 모든 사람이 떠나가는 기분,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고장난 기분이든다.
어렸을 때 엄마가 아빠랑 심하게 싸우고 짐을 싸들고 나가면 그런 기분이 들었다. 싸울때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엄마아빠가 싸우는 소리만 들려도 갑자기 공포감과 불안감, 무서운 감정이 확 몰려온다.그리고 엄마아빠가 다 싸우고 나면 공허감이 밀려온다. 그런 정말 최악의 환경에서 제일 중요한 어린 나이에 자랐다.
아이때가 제일 중요한데 제일 하찮고 불우하고 불량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디서 선보고 3개월만에 결혼해서 이딴식으로 사는 집안에서 자라서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얻었다. 정말 정상적인 집안이 아니어서 너무 화가난다. 이 와중에 나는 그래도 정상적으로 크고 있어서 다행이다. 이게 다 정우열 선생님 덕분이다. 내 인생의 멘토.
그렇게 엄마아빠가 싸울때 나는 너무 무섭고 울기만 했다. 아빠가 적인거 같아서 대들어봐도 맨날 졌다. 되려 나만 맞고 혼났다. 어떻게 그런 집안이 있을 수 있는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화가난다. 이런 집안에서 자랐으니 내가 이렇게 힘든게 너무나도 당연한데. 둘만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건 그사람들 사정이고 나는 내 감정이 우선이다.
지금의 2023년의 내가 다시 바라보니 너무 화가난다. 나는 너무 어려서 그런 상황을 이해할 머리도 없었고 의지할 다른것도 없었다. 돈이 있어 스마트폰이 있어 뭐가 있어. 도망도 못가고 그냥 그 집에서 하염없이 울고 불안하고 무섭고 공허하고 외로운거다. 아무도 우리집을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도 중재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누가 나타나서 우리를 구해주면 좋겠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세상에 대한 비난과 외로운 공허함이 찾아왔나 모르겠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집 가정사에 아무도 신경을 안 썼다. 아무도 아빠가 잘못했네 아니네 아빠를 혼내지 않았다. 아빠를 복수해야겠다고 어렸을 때 부터 다짐했다. 어떻게 자기 아들을 때리고 무시할까. 생각해보면 자기 아들인데. 지금은 나한테 한주먹거리도 안되지만. 참 어리석고 감정적이고 폭력적이고 무식하다.
그런 환경에서 어린 아이가 무슨 양가감정을 이해하고 엄마아빠를 통합하겠어. 그렇게 악마같은데 내 부모니까 혼란스러운게 당연하지. 나에겐 경계성 성격장애도 너무 당연하다. 저 악마같은 존재들이 나를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데 혼란스러운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 어린 아이가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정작 원인제공자들이 부모랍시고 이제와서 잔소리를 하는거야
자기들이 사회에 적응 못하게 아이를 그따구로 키워놓고 이제와서 남탓을 하는거다. 자기탓은 하기 싫으니까. 이게 맞아?
너무 억울해. 지들이 만들어놓고 또 나를 힘들게하네. 너무어이없고 억울해 이제 나도 가만히 안있어. 한소리 똑같이 해야지.
내가 지금 이별을 하고 힘들어하는것도, 혼자서 아무것도 하기 힘든 이유도, 불안하고 공허함에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이유도 다 어렸을 때 사건들이 있고 그 사건들에서 해소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있다.
정말 불행중 다행인건 정우열 선생님이 사건이나 사람 자체보단 그 사건을 통해서 느껴진 나의 감정만 해소되면 된다고 했다.
이 사실이 그나마 힘든 지금 나를 희망있게 만들어준다. 정우열 선생님이 그랬다. 어쩌면 과거의 부모는 이제 없다고. 왜냐하면 지금의 부모와 또 다를수 있기 때문에 지금 부모 자체에 집중하고 분노하는것보다 나의 삶에 집중하는게 더 심리적독립에 도움된다고 했다.
이 말덕분에 나는 성인이 되어서 아빠와의 마찰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나의 감정을 해소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과거의 부모는 어쩌면 이제 없다. 그 사건도 중요하지 않다. 사건을 통해서 느껴진 나의 감정만 지금이라도 해소하면 과거에 발목잡히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했다.
어렸을 때 의지한 엄마가 나를 버리고 집을 나갈 때 - 불안감과 외로움, 사무치는 외로움, 이제 나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 같은 무기력감과 서러움이 느껴졌다.
엄마랑 아빠랑 싸울때 - 무서움과 두려움, 정말 모든걸 부셔버릴듯이 격렬하게 싸웠다. 그걸 보면서 너무 무서웠다. 지금도 커서도 누군가와 그렇게 싸울거같은 조마조마한 불안감이 자꾸 나를 힘들게 한다. 엄마와 아빠는 화를 터트리면서 냈다.그게 참 무서웠다.
아빠가 별것도 아닌걸로 나를 혼낼때 - 자기도 하찮으면서 왜 나에게 그러는지 억울했다 아빠에게 인정받고 싶었는데 한번도 인정해주는 적이 없었다 뭔 말만하면 반박하고 지적했다. 작은 칭찬도 못해줄만큼 많이 자기를 못 수용하는 하찮은 상태구나. 지금 커서 알았다. 그것도 모르고 작은 칭찬도 못하는 멍청한 존재한테 계속 인정받고 싶어하고 인정을 구걸한 내가 불쌍하다. 그떄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거라는 절망감과 외로움이 생겼나보다.
엄마아빠가 싸우는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때 - 세상에 아무도 우리를 구해줄 사람이 없다는 무기력감과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이 싸움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무기력감, 무력감이 들었다. 그러니 그 아이가 세상을 한번 살아보겠다는 자신감이나 동기가 생겼을까? 무력감과 무기력감은 곧 공허함으로 느껴졌다. 나는 해결할 수 없는 가치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지금 이렇게 보니까 엄마, 아빠는 모두 나에게 정말 다양한 사건들로 공허감을 느끼게 했다. 불안감과 무기력감, 무력감, 외로움 모두 공허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니 공허함이 미쳐셔 힘든게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
다 해결한 줄 알았던 과거들이 사실 내가 무시하고 외면하고 살았구나. 생각보다 너무 나를 무시하며 살았구나. 이제라도 아직도 안 늦었어, 이제라도 어렸을 때 내가 느꼈던 공허감을 다시 꺼내보고 그때 느낌을 느끼고 그래도 괜찮다고 나를 수용하고 정말 괜찮음을 느끼면 혼자인 지금도 잘 지낼수 있을거같다.
꼭 하루만에 아니면 한꺼번에 할 필요없고 오히려 도움안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나의 어렸을 때 공허감은 엄마아빠가 싸운 수많큼 많이 쌓여있으니까.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꺼내보자. 이제는 공허감을 이겨낼 신체와 경제력과 튼튼한 자아와 나만의 공간, 나를 지키는 법을 알고 있다. 일상을 유지하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운동, 블로그, 쇼핑몰, 자격증 등등을 열심히 하면서 하루에 짬내서 조금씩 힘들었던 과거를 꺼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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