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혼자서는 동기도 없습니다. 왜 취업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서 인생을 사는지 모르겠어요. 혼자서는 아무런 의욕이 없습니다. 남들은 좋은 사람을 만나 잘 살고 혹은 혼자여도 잘 지내는데 왜 나만 힘들어할까요.
혼자 잘 사는 사람이 부럽다.
어쩌면 나처럼 힘든데 말을 안 하는 걸까? 모르겠다. 왜 남들은 혼자서 잘 사는지. 이론적으로 이유는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명확하다. 그런데 나는 부족해서 혼자가 되면 내가 누구인지, 뭘 위해 사는지 모른다.
20대 초반에 친구와 놀고 혼자 집에 들어오는 밤이 너무 외로웠다. 쓸쓸하고 나를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서러웠다. 그나마 나를 도와주고 내 옆에 있어준 사람이 애인이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게 전형적인 경계성 성격장애의 증상이다. 과한 이상화와 평가절하가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이제 새로 만날 사람도 거의 없다. 매번 똑같은 아르바이트를 가고 집에 오면 블로그와 쇼핑몰을 한다.
새로운 아르바이트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지금 있는 곳이 너무 편하고 회사차로 출퇴근을 한다. 그래서 도저히 나갈 수 가없다. 하지만 언젠가 나가고 싶다. 아무리 편한 곳이어도 매일이 우울하고 불행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티스토리에 징징대는 이유
정보글도 아니고 후기도 아닌 글을 이렇게 주절주절 쓰는 이유는 감정해소를 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지금 쇼핑몰 상품 등록하고 다른 블로그글 써봐야 집중이 안 된다. 그럴바에 차라리 감정해소도 하고 포스팅도 하는 티스토리에 글을 쓴다.
누구에겐 별로 필요없는 글일지라도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느낌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남들도 힘드니 그만 힘들라는 뜻의 너만 힘든 거 아니라는 말과 의도가 다르다.
꼰대들이 말하는 너만 힘든게 아니라는 말은 감정을 억압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 그러나 나의 글을 통해 나만 힘든 게 아니라고 느끼는 과정은 세상에 혼자가 아닌 기분이 들게 해서 위로가 된다.
될 때까지 해보자
나는 23살에 경계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심한 공허함과 불쾌감때문에 일상생활이 전혀 안 됐다. 그래서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선생님은 수영을 가르칠 때 물에 담갔다가 힘들면 다시 나오는 거랑 똑같다고 했다. 폐쇄병동도 마찬가지다. 퇴원하고 힘들면 다시 들어오고 괜찮으면 다시 퇴원하는 방법이다.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 혼자서 있다가 힘들면 다시 누군가와 만나고 싶다. 그런데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 문제긴 하다. 그래도 더 이상 피하고 싶지 않다. 피해봐야 나중에 후회만 하고 시간만 지나간다. 힘들면 어떻게든 되겠지. 만날 사람이 없으면 입원해서라도 되겠지. 지금 이런 말은 내가 살만 하니까 하는 오만일 수도 있지만 시도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혼자있는 순간을 사랑하고 즐기고 싶다. 행복하고 싶은데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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