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알바 출근하는척하고 나왔다. 피시방은 오늘따라 추운데 에어컨을 틀어서 쌀쌀하다. 꼭 밖에 있는 곳들은 온도조절을 센스 있게 못한다. 알바들의 한계라 아쉽다. 나도 서럽다. 집이 좋은데 억지로 집에서 나와서 밖에서 이러고 있는 게.
도대체 엄마 아빠는 아직도 평생을 저러고 산다. 도데체 왜 저러는 건지. 나도 이해는 한다. 친구랑 하도 많이 싸워봐서. 나도 아내와 안 싸우고 살고 싶은데 과연 될까. 언제쯤 나의 이상형을 만날 수 있을까. 집에 있으면 노트북 하다가 밥 먹고 운동한다. 나와서 하는 것도 똑같다. 피시방에서 노트북을 켜고 쇼핑몰, 블로그를 하다가 도시락을 먹고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로 운동을 한다.
신기하게 집에서 하던 루틴과 똑같다. 어제도 그렇고 가끔은 외롭다. 나도 이번 추석에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싶다. 오늘 배드민턴을 꼽껴서 갔어야 했는데. 근데 뭐 막상 가고 싶지도 않았다. 가봐야 불편한 사람들뿐이고 친구가 좀 불편하다. 그 친구는 내면에 있는 명제가 너무 강한 게 많아서 같이 있으면 부자연스럽다. 나도 이번 추석만큼은 쉬고 싶었다. 약속을 잡으면 행복하기보다 나의 루틴이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나도 할 일이 많아서 쇼핑몰에 상품을 좀 업로드해야 마음이 놓일 거 같다.
괜히 원래 있던 상품을 삭제해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누가 좀 미리 오픈마켓에 뿌리기 전에 가격올려놔야 한다고 알려주면 좋았을텐데... 그래 내가 개척해가는 시장이니까 어쩔수없지. 아무도 안 알려줘. 그래 이제 내가 알아서 한다.
어차피 내 스토어에 있는 거 올려봐야 품절되면 또 삭제해야 한다. 유픽이 건가식이라 반품률은 진짜 적어서 좋은데 품절관리가 너무 안된다. 품절되는 상품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다. 좀만 지나면 품절이니 안정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스피드고에 몰두해서 쇼핑몰 하는 게 훨씬 낫겠다. 위탁판매 계약서를 써주는 공급사의 상품들만 열심히 올릴 거다.
근데 계약서에 이렇게 집착해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가능한 안전하게 하는 게 중요하니까.
걸핏하면 품절되는 유픽보다 차라리 반품이 오더라도 주문처리가 간편한 스피드고가 훨씬 나은 거 같다.
집에서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려고 나오면서 생각한 게 이렇게 나온다고 근본적으로 달라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고 나를 탓하기보다 이렇게 도망칠 곳이 있다고 안심해야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더 잘 대처할 거니까.
안심되는 나만의 방법이 있어야 덜 스트레스받으니까, 아니 오늘 알바는 에어컨 바로 꺼주는데 어제 일하던 알바는 방금 켰는데... 이러고 반말하고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보대. 아마 나를 진짜 이상하게 본건 아니고 알바가 초짜라서 대응하는 법을 모르는 아기 같았다. 근데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니까 짜증이 났다. 사정이 있으면 친절하게 설명을 하던가. 싸가지 없이 반말을 찍찍하니까 짜증이 나지.
그런 상황에서 그냥 알겠다고 한 나도 아쉽다. 근데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근데는 반말이고라고 시비를 걸기도 그렇고, 그리도 나중에 알바가 에어컨을 꺼줬다. 나의 이용시간이 5시간이 넘는걸 나중에 확인하고 나름 vip라고 생각했는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냥 넘어간 게 다행이기도 하고. 대처법보단 감정이 중요하니까. 나를 이상하게 보고 불친절한 알바가 화나고 근데 아무 말도 못 한 내가 더 화가 났다.
다행히 오늘 알바는 잘 꺼주고. 이렇게 나와서 안전한 곳이 있다는 걸 알아야 대처도 잘하니까. 적절한 회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아빠가 싸울 땐 적절하게 나오라고 구승모선생님도 그랬으니까. 집에서 하루종일 엄마아빠에게 집중하는 것보다 나와서 나에게 집중하는 게 좋으니까. 역시 잘 나온 거 같다. 그리고 나와서 운동하니까 더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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