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

도움이 안되는 충고 (힘내,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충고는 필요 없다.)

보라색테라스 2023. 3. 17. 20:29
반응형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있기보단 주변의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그러나 충고라고 한말인데 오히려 상처만주는 말들을 들으면 더 힘이 빠집니다. 이 글을 읽으면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알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1. 힘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힘든 사람한테 힘내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많이 합니다. 너무 흔한 말이라 놀라신 분도 있고 나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힘든 사람한테 힘내라는 말은 다리가 부러져서 앉아있는 사람한테 뛰라고 하는 말입니다. 다리를 다쳤으면 목발과 치료가 필요한 건 당연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처받고 속상할 때는 쉬어야 합니다. 하던 일들이나 과제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이 치유되고 속상한 감정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수용받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밀린 일과 과제 때문에 못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기분 좋을 때 하던 행동을 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던 장소에 가는 것도 좋습니다. 감정을 일기에 작성해 보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표현하고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힘내라는 말은 이런 과정들은 거치지 않고 힘내서 열심히 일하고 하던 과제를 계속하라는 말입니다. 힘을 못 내서 힘들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힘들다는 내 감정을 들어달라는 말입니다. 다시 일어나는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선 그랬겠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겁니다. 힘내보다 힘들었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보세요.

 

 2. 너만 힘든 거 아니야

힘내라는 말은 그래도 의도는 좋은 말이지만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말입니다. 너만 힘든 게 아니라는 말은 의도부터 상대의 감정을 판단하고 억압하는 최악의 위로의 말이자 충고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최대한 멀리해야 합니다. 감정은 개인의 고유한 영역으로 남이 판단하고 평가할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내가 힘들다고 느끼면 그건 힘든 게 맞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구시대적인 감정문화는 남의 감정을 인정하기보다 판단하고 네가 이상한 사람이라며 몰아갑니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는 시도가 줄어들고 감정은 마음에 쌓여 슬픔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이게 한국이 행복지수와 출산율이 낮은 이유입니다. 행복한 사회는 돈이 많고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수용하는 문화입니다. 사실 수용까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그대로 두는 게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마음에 두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 내가 책임지고 감당할 필요도 없고 전부 공감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남의 부정적인 감정을 판단하고 억압하려는 이유는 상대를 통해서 느껴진 내 마음 안의 감정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내 마음에 불안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또한 그대로 두지 못하고 내가 해결해야 하거나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내 안에 불안한 감정이 있는 게 불편하고 상대의 부정적인 감정을 차단해서 불편한 감정을 빨리 해소하려고 합니다. 어떤 감정이든 그래도 두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걸 기억하면 부담이 생기지도 않고 내 감정을 표현해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상대를 보고 나 또한 편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화가 한국에 정착되면 행복한 사회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3. 충고는 필요 없다

감정을 그대로 둔다는 말은 충고는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저런 조언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같은 일도 나만의 해석과 해결방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는 충고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말하기보단 듣기입니다. 상대의 표현을 그저 듣습니다. 듣기만 해도 상대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해소됩니다. 말하는 사람도 상대가 완벽하게 공감해 주길 바라는 기대보다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상대에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과 완벽한 일치를 바라면 안 됩니다. 그럴수록 상대는 부담을 느끼고 감정표현을 부정하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감정대화는 남에게도 나에게도 부담을 주는 방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올바른 감정대화에 대해 잘 읽어보면 그렇게 대단하고 거창하고 힘든 일이 아니란 걸 아실 겁니다. 이렇게 쉬운 감정대화가 왜 한국에선 어려워졌을까요? 감정에 대한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구시대적인 헝그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 감정을 대하는 태도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감정대화 하는 법을 배우기보다 내신성적과 수능공부에만 바쁜 교육 문화가 높은 성적을 달성해고 명문대에 진학해도 불행해지는 결과를 만듭니다. 우리가 느껴야 할 진짜 행복은 소소한 인생의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건강한 감정대화로 불안하고 힘든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