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숨어있던 진짜 힘든 감정과 마주했다.
감정일기
친구와 놀다 심하게 싸웠다. 그래서 울다가 내 마음에 힘든 감정이 올라왔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너무 힘들다고 나도 모르게 울면서 말했다.
그동안 나는 알바도 블로그도 억지로 해냈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살 가치가 없는 느낌이 들어서.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냈다. 가끔은 블로그가 좋기도 하고 보람도 있다. 알바보단 블로그가 좋다. 그래도 억지로 하는 게 힘들긴 했다.
그래서 참고 참다가 결국 감정을 쏟아냈다. 살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는 왜 하루하루 의미있게 살지 않으면 살 가치가 없는 느낌이 들까. 그 느낌이 너무 싫어 이겨내려고 운동도 하고 열심히 살아보는데 지치고 힘들다.
나를 이렇게 만든게 부모고 특히 투사를 많이 한 아빠지만 결국 답은 나의 마음속에 있구나. 정우열 선생님말이 또 맞는구나. 그 사람과 대면하고 사과를 받아봐야 소용없구나. 결국 나 마음 안에 있는 거라서.
지금 다시 10년 전의 아빠에게 화를 낼 수도 없다. 지금의 아빠한테 화를 낼수도 없다. 지금은 10년 전과 또 다르다. 이제는 기력이 약해져서 아무것도 못하는 이빨 빠진 호랑이다. 이런 사람한테 화내봐야 나의 마음이 위로되지 않는걸 이젠 나도 안다.
그리고 이렇게 속 시원하게 울어보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정말 힘들던 내 마음을 괴롭히던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니 너무 시원했다. 길가에서 울었지만 사람도 없었고 길이 넓어서 아무도 관심 없었을 거다.
울고 힘든 감정이 터져서 힘들었지만 드디어 나의 감정과 마주했다는 생각에 좋았다. 나는 나의 감정을 마주하고 위로하고 싶었다. 근데 꺼내기 힘들었고 은근히 나도 회피하고 살았다. 드디어 나의 솔직한 감정과 마주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런 계기로 화해하고 다시 사이가 좋아져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뭔들 나의 감정과 만난 건 좋은 소식이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그동안 운동으로 다져놓은 나름의 체력으로 버텼다. 운동은 나의 감정과 마주할 때 버티는 힘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였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도와준 친구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나의 감정이 나의 마음을 통과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관찰할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게만 두면 나의 감정은 알아서 지나갈 거니까. 그동안은 조금밖에 나의 감정을 못 봤지만 지금은 시원하게 많이 나의 감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나와 친해지고 싶고 더 이상 남들을 보고 싶지 않다. 나를 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힘든 감정도 내가 잘 수용한 거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