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성격장애 치료 - 식물에 물주듯 변화합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경계성 성격장애나 우울증 등의 모든 마음의 갈등은 식물에 물 주듯 아주 천천히 변하게 됩니다.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식물에 물을 주면 화분 밑으로 물이 다 빠져나갑니다. 그러면 물 주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1~2번 물을 꾸준히 주면 식물은 아주 천천히 뿌리를 통해 물을 먹고 자랍니다. 식물을 보면 자라고 있는 게 전혀 안 보이지만 몇 주뒤에 보면 어느새 자라 있죠.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어쩌면 식물보다 더 느린 것 같습니다. 식물보다 나무에 비유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네요. 나무는 수십 년에 걸쳐서 자라잖아요. 우리 마음도 몇 주에서 몇 년 동안 아주 천천히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음이 힘든 분들은 마음이 조급합니다. 빨리 나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저 또한 그랬기에 너무 공감됩니다. 빨리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을 만큼 간절하고 힘드니까요. 하지만 조급할수록 더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사람 마음입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옛말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틀린 말도 많아서 하지만 이 말은 맞아요.
내려놓으면 오히려 더 잘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의 갈등을 책 한 권, 상담 한번, 강의 한 번에 바꾸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전자책이나 서점에 있는 책은 잘 팔리지만 꾸준한 상담은 대부분 안 하는 분위기입니다. 경계성 성격장애 치료를 위해선 최소 1년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길면 2~3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1년 반동안 상담을 했습니다.
상담을 막상 해보면 이걸 왜 하는지 당장 변하는 것도 없는데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식물에 물 주듯 천천히 변하고 있습니다. 체감이 안 되기 때문에 괴롭고 시간낭비 같지만요. 우리가 힘들어진 이유도 천천히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갑자기 나의 마음이 힘들어지진 않았을 겁니다. 힘든 시간이 하루 이틀 쌓이고 쌓여서 생긴 나의 마음속 갈등을 풀기 위해선 그만큼의 시간이 다시 필요합니다.
치료방법
경계성 성격장애는 약이 소용없습니다. 약보다 나의 마음속에 생긴 갈등을 천천히 식물이 자라듯 풀어내야 합니다. 상담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며 그다음은 감정일기, 좋은 사람 만나기가 있습니다. 상담치료를 통해 천천히 나의 마음속 힘들었던 것을 표현하고 수용받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감정일기는 내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면서 내 마음과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는 겁니다. 믿을 만한 사람과 연애는 상담과 감정일기를 모두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연애가 물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요.
이 글은 경계성 성격장애가 치료되는 한 방의 마술 같은 방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없고 오히려 잘못된 방법은 독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어보면 뜬구름 잡는 것 같고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마음이 조급한 분들이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글은 구글에서 검색해서 들어오셨을 겁니다. 보통 저는 네이버에서 찾다 찾다 안 나오면 구글에서 찾곤 합니다. 이 글을 구글에서 검색하시는 분들도 어쩌면 여기저기 경계성 성격장애를 찾아보다가 답답해서 구글로 넘어오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이 많이 조급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고 싶은 상황이실 텐데 이 글을 시작으로 내 마음에 여유를 찾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지금 하고 있는 것만으로 식물이 자라듯이 천천히 차라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