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감정일기 - 자주 싸우는 부모에 대한 나의 감정

보라색테라스 2023. 10. 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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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도 빠지지 않고 우리 엄마아빠는 싸웠다. 특히 아빠가 점점 문제다. 우리 집은 엄마랑 친가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아빠랑 친가 가족이 엄마를 왕따 시키고 일방적으로 힘들게 했다.

 

자기들이 화날일을 해놓고 엄마가 화를 내면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가고 역으로 공격한다. 그런 와중에 아빠는 엄마 편을 들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소리 지르고 때리고 욕하고 심하게 싸우는 과정을 보면서 자랐다. 정우열 선생님은 부모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느껴진 나의 감정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그동안 나는 나의 감정에 집중하지 못했다. 엄마아빠에게 분노와 두려움만 느껴질뿐 그걸 표현하지도 못하고 표현할 곳도 없었다.

 

정우열 선생님은 부모나 경험자체에 집중하는것보다 늘 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셔서 감정에 집중하려 한다.

 

이번 추석도 어김없이 싸우는 게 너무 스트레스 쌓인다. 그리고 두렵고 무섭다. 부모가 서로 욕하고 소리 지르면서 싸우는 건 참 무서웠고 어렸을 때부터 두려웠다. 나의 힘든 마음의 근본적인 안 좋은 경험이 부모가 싸우는 경험이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싸우는 경험이 나의 인간관계에 투사된다. 그래서 친구와 싸울 때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싸울 거 같은 두려움이 올라온다.

 

이번에도 나는 쇼핑몰의 방향을 결단하고 시작하는 단계인데 또 싸우고 내 인생을 가로막고 방해를 해서 정말 답답하다. 늘 나는 아빠에게 당하고 혼나고 억울하게 욕먹고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자랐다. 이번에 내가 반대로 아빠를 혼내고 싶다. 어째서 도움은 안되고 매일 같이 싸우고 있는지. 지금이 2023년인데 20 몇 년째 그대로 똑같이 변한 거 없이 인생을 사는지 지적하고 싶다.

 

매번 자식들을 지적하지만 정작 자기 인생이 제일 집안에서 문제 있고 지적받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욕하고 싶다. 내가 당한 분노와 수치심, 억울함을 갚아주고 싶다. 그만큼 어렸을 때 나는 아빠 때문에 억울하고 수치심이 들고 혼나고 분했다. 한번 나의 감정과 처지를 이해해주지 않고 지적하고 혼냈다.

 

정말 자신을 못 수용하는 게 느껴진다. 남에게 지적질을 심하게 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를 수용하지 못해서인데 아빠가 딱 그렇다. 자신을 수용하지 못하고 남만 신경 쓰고 사니까 별거 아닌 일에도 지적질만 하는 거다. 사람은 반대로 수용받고 칭찬받아야 잘 사는 건데 멍청하다.

 

너무 억울하고 분함이 쌓이고 쌓여서 경계성 성격장애가 됐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제일 먼저 한 말이 아빠였다. 그만큼 나의 모든 걸 부정하고 외면당하고 지적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그런 나를 내가 수용한다. 아직까지 아빠는 본인을 수용하지 못한다. 당연하다.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은 몇 년에 걸쳐서 해야 하는데 한 번도 그럴 생각을 안 하니까.

 

인생은 부메랑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빠가 베푼 것들이 이제야 본인에게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인생에서 부정적인 말, 지적질, 잔소리, 욕, 비난을 베풀었으니 이제 본인에게 돌아오고 있는 거다. 복수하고 싶을 만큼 나는 인정받고 싶었지만 인정받지 못해서 분했다. 커서 보니 자기 자신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그리고 자신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의 인정은 받고 싶지 않다.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다. 내가 나를 수용하는 경험을 2023년에 하면서 많이 위로받고 내 마음은 화를 풀었다.

 

안타깝지만 나는 수용, 사랑, 인정을 아빠에게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먼저 수용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이 없다. 세상에 먼저 태어난 건 아빠고 먼저 어른이 된 건 아빠다. 본인이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준 적이 없는 유치한 어른인데 내가 왜 먼저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가. 순서는 정해져 있다. 부모가 먼저 어른이었으니 먼저 수용해 주는 게 맞다. 그걸 못해준 부모에게 나는 해줄 마음이 없다. 이혼은 수도 없이 나온 말인데 지긋지긋하다. 이제 제발 이혼 좀 하고 내 앞길 좀 막지 않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걸림돌이 된 부모가 제발 이혼하고 좀 나를 괴롭히지 않으면 좋겠다. 뭐 좀 하려고 하면 매번 앞길을 막고 불안하고 신경 쓰이고 스트레스받게 하는 사람들이 정말 괴롭다. 이미 늦었다. 아마 평생을 저러고 살 거다. 자식 핑계를 대며 이혼을 안 했지만 사실 자기들이 하기 싫으니까 안 하는 거면서 자식 탓을 하는 거다. 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끝에는 자식 핑계를 대고 남 탓을 한다. 정말 한심하다.

 

이제는 나에게 집중하면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 안타깝게도 지금 만나는 사람과의 패턴이 우리 부모와 비슷해서 속상하다. 미안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답답하다. 매번 나에게 기대하고 삐져서 기분이 안 좋고 나는 눈치를 보고 그러다가 나도 화가 나고 서로 싸우는 상황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 정말 너무 많이 빠져서 나도 이제는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지쳤다. 사람이 적당히 삐져야지 사소한 거 하나하나 가지고 삐지면 상대도 들어줄 수가 없다. 나도 이제는 답답해서 외면하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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