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 이별은 어떻게 해도 미안하구나
어제 이별을 하자고 했다. 회사에 가느라 힘들어서 나를 좀 괴롭히고 힘들게 했다. 다 받아주려고 노력했다. 회사가 힘드니까, 그리고 나도 힘들 때 도움이 됐으니까. 그래서 나도 도와주고 싶었다. 근데 한 이틀을 잠을 못 자니까 완전히 내가 맛이 가버렸다.
잠을 못 자니까 전혀 도와줄 수가 없었다. 징징거리고 삐져도 내가 잠을 잘 자면 받아줄 힘이 있는데 잠을 못 자니까 전혀 받아줄 힘이 없었다. 내가 스트레스를 풀어주려고 잠도 늦게 자고 노력하면 나의 스트레스는 누가 챙겨주는데.
나는 일찍 자는걸 좋아하고 그 친구는 늦게 자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일찍 집에 가는 걸 싫어한다. 받아주려고 집에 늦게 들어가면 나는 너무 힘들다.
가족이 다 10시면 자고 있기 때문에 혼난다. 집에 들어가면 옷갈아입고 씻고 하는 과정에 다 깬다. 나 같아도 짜증이 난다. 집에 늦게 들어가면 몸이 각성이 돼서 잠이 안 온다. 그러면 밤새 잠을 못 자고 다음날 컨디션을 다 망친다. 그러면 다음날 하루종일 화가 나고 피곤하다. 이런 나를 알면서 어떻게 일찍 집에 안 보내주는지 화가 난다.
나는 자는 낙에 사는 사람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낙에 산다. 일찍 푹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그만큼 상쾌한 게 없다.
지난날에 나도 늦게 자보고 밤새 놀아도 봤다. 근데 그럴수록 뭔가 더 피곤하고 마음에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다음날 그냥 일찍 잘걸 후회한다. 그런 날이 많았다. 그러다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보니까 너무 행복했다. 그날 하루가 힘찼다.
감정조절, 피로개선, 기분 좋아짐, 근육통해소등의 장점이 있다. 잘 자고 일어나면 눈도 건조하거나 따갑지 않다. 피부도 밝아지고 좋아진다. 머리가 맑아져서 일을 잘한다. 똑같은 세상인데 잘자고 일어나면 행복한 세상이다. 못 자고 일어나면 너무 힘들고 세상이 어렵고 불안해진다.
나는 못 자면 내 스트레스는 누가 받아주는 건데. 근데 나도 잘해주고 회사에 적응하는데 도와주고 싶었는데 못해서 미안하다. 근데 어떡해. 내가 살아야 남을 도와주는데 내가 없으면 어떻게 남을 도와주겠어... 그리고 이 문제로 2년 반동안 싸웠다. 오늘 2년 넘게 썼던 일기장을 봤는데 정말 많이도 싸웠다. 나도 잘못한 게 있다. 나도 화가 많고 그 친구도 많았다. 그래도 화해하고 잘 지냈다. 이문제만 해결되면 좋았을 텐데... 2년 반동안 해결된 적이 거의 없다. 그 친구는 서운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 자기도 모르게 휩쓸린다. 노는 게 중요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나는 노는 것도 좋지만 나의 성장, 블로그, 운동, 쇼핑몰이 중요하다.
이별이 미안했다.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데 근데 어떡해 내가 살아야 할 거 아냐. 나도 어차피 그 친구 없는 삶은 힘들다. 근데 이도저도 안되니 어쩔 수가 없다. 재밌고 잘 맞았고 나의 우울한 세상을 밝은 분위기로 중화시켜 주는 좋은 친구였다.
그래서 화가 나다가도 미안한 마음이 올라온다. 근데 이별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꾸 아쉬워만 하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바꿔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비록 이별은 가혹하지만. 너무 미안하지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면담도 언젠가는 내담자와의 상담을 관둬야 한다. 그것처럼 이별이 도움 되지 않을까. 자꾸 싸우고 나서 잊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니까. 2년 반동안 서로 노력하고 나도 노력했으니까. 버리고 나온 거 같아서 아쉽다. 제일 힘들 때 도움되지 못해서 아쉽지만. 나도 살아야 하니까.
오히려 이별이 진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마음이 아프지만. 미안하고 슬프다. 나도 과거를 보면 비록 차였던 과거는 슬프지만 그 덕분에 경계성 성격장애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리고 면담을 하고 나의 오랫동안 쌓였던 감정을 치료하고 표현하는 계기가 됐다. 그것처럼 지금의 이별도 먼 훗날 인생의 전환점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