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 상담센터 예약, 꿈에서 울고 있는 나
오늘 꿈에서 축구장을 갔는데 우는꿈을 꿨다. 잔디 축구장에서 놀고 싶었는데 못 놀았다고 갑자기 어린 내가 울었다. 근데 그게 꿈이고 꿈을 꾸면서 울고있는 나의 눈물을 엄마가 닦아줬으면 하는 꿈을 꾸다가 깼다. 진짜로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 평생 이런적이 처음이다. 진짜로 울고 있었다.
아니 꿈에서 울었는데 실제로 우는게 처음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게 아빠때문인거 같아서 화가나서 잠이 안왔다. 나만의 감정일기에 하고 싶었던 분노와 슬픔의 말들을 열심히 했다. 새벽 5시였는데 화가 나서 잠도 안 오고 그래서 일기를 열심히 썼다. 그러니까 나중에 잠이 좀 왔다.
엄마의 따뜻한 품이 그리웠나보다. 정말 나도 의식하지 못해서 놀라웠다. 이런 무의식이 내 안에 있었다니. 꿈은 있는 그대로의 무의식이니까. 많이 슬프고 서러운가보다. 근데 위로해주는 엄마가 없었다. 그런 존재가 없어서 내 안에 있는 아이가 슬픈가보다. 너무 불쌍하다.
오늘 상담센터를 예약했다. 1회당 8만원이다. 대학병원이 1회당 5만원이니까 3만원차이난다. 이제 미루고 싶지 않다. 얼른 상담을 최소 1년 꾸준히 해서 나도 좀 잘살고 싶다. 나도 새로운 알바도 해보고 싶고 새로운 인간관계도 만들고 싶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은데. 내 삶이 제한돼서 못하고 있는게 아쉽다. 그래도 어떻게든 돈을 벌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알바중에서 겨우 하나를 찾아서 돈을 벌고 있다.
알바하면서 번 돈으로 따뜻한 위로와 지지를 해주는 상담사를 만나고 싶다. 전화목소리는 따뜻해서 좋았다. 다른 정신과들은 딱딱하고 불친절하다. 상담센터는 정신과보다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거같다. 금액도 정신과보다 저렴하다. 나는 실력있는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그저 따뜻하고 친절하게 나를 위로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내 안에 내면아이를 어떻게 하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울음을 그치고 괜찮아질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빠에게 감정을 쏟아내거나 화가나서 폭력을 하는걸 참고 감정일기와 운동, 알바, 블로그 그리고 상담을 꾸준하게 하는거다.
상담을 진작에 할걸. 좀 늦어서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꼭 해야겠다. 세상 어딘가에 따뜻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예약을 한 것만으로 마음이 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