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감정일기 - 블로그, 쇼핑몰을 열심히 하게 하는 동기

보라색테라스 2023. 9. 27. 10:55
반응형

오늘은 드디어 2년 동안 하던 힘들던 서점을 관둔 날이다. 그동안 너무 힘들고 덥고 피곤했다. 마지막날까지 더웠고 피곤했고 무거웠고 힘들었다. 퇴직금을 안 주면서 마지막날 돈을 주면서 고마웠다고 하는데 감사해야 할지 말지 참 애매했다.

 

마지막날 친구와 파티로 아웃백을가고 싶었는데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너무 늦게 왔다. 9시가 넘어서 너무 속상했다. 1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최소한 8시 반에는 만나서 저녁 먹고 싶었는데 못해서 너무 서러웠다. 나도 오늘만큼은 바라고 기대하고 축하받고 대접받고 싶었는데 못해서 너무 서러웠다. 그래서 진짜 화를 많이 내고 싸웠다. 회사가 늦는 건 그 사람 잘못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는데 내 기분은 그런 거 안 따지고 감정이 상했다. 회사를 탓하고 싶고 왜 일찍 퇴근 못하는지 친구를 탓하고 싶고 더 나아가서 내 인생인 왜 이모양인지 탓하고 싶었다. 나도 잘나고 멋있게 대접받고 싶었는데.

 

평생을 쭈구리고 작은 거에 감사하고 찐따같이 살았는데 단 하루만큼은 대접받고 나도 축하받고 싶었는데 제일 중요한 그날 못해서 서러웠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서점만 관두면 그날부터 나를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서점은 날씨에 영향을 받아서 옷도 예쁜거 못 입는다. 박스 조각이 옷에 달라붙어서 옷도 아무거나 못 입는다. 자꾸 움직여야 해서 불편한 신발과 옷도 못 입는다. 그래서 맨날 제일 편한 옷만 대충 입고 갔다. 이제는 관두자마자 신발도 사고 나를 꾸미고 나를 챙기고 싶었다. 근데 정우열 선생님이라면 이랬을 거 같다. 관둘 때 말고 관두기 전에도 나를 챙기라고.

 

그리고 나를 대접해주지 않는 이유는 아마 내가 그런 분위기를 풍겨서 그렇다고 말할거같다. 기가 약하고 무시당하는 사람은 자기가 그럴만한 사람이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게 있다고 했다. 세상이 나를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그럴만한 분위기를 풍겨서 그럴 거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대접받지 못할 사람이라는 나의 인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내 마음에 나는 대접받지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거다. 그러는 이유는 과거에 대접받지 못한 경험이 나를 그렇게 만든 거다. 이제라도 나는 대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

그러려면 나의 마음과 감정에 집중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없어도 나 만큼은 나를 주인공으로 생각해야 하니까. 나도 어렸을 때 칭찬못 받고 대접도 못받고 생일 축하도 못 받고 살았다.

 

이미 누가 억지로 해줘도 늦었다. 내가 기대할 때 안 해주고 억지로 해주는 느낌이 강하니까. 서럽고 억울하다. 근데 더 아쉬운 건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대접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의 마음이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고 작은 거에 감사하고 산다. 물론 작은거에 감사하는건 좋다. 근데 그 원천의 마음이 작은것에 감사하고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나는 한참 모자라고 대접못받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작은거에 감사하면 행복하지 않다.

 

정말 몰랐는데 내가 그러고 산거 같다. 작은 거에 감사하려고 일부러 나의 가치를 한참 내리고 살았다. 그래야 작은거에 감사할줄 알고 그랬다. 지금와서 보니 작은거에 잘못 감사하고 있었다. 나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작은거에 감사하는건 의미가 없다. 나의 가치는 소중하돼 작은거에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구나.

 

나는 그렇다고 나의 가치를 높이면 엄청 거만해진다. 나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살면 점점 건방져지고 싸가지가 없어진다. 어디 감히 나에게 이런 대접을? 이런 식으로 된다. 정말 무례한 사람에게는 그래야겠지만 평소에 그러고 살면 문제가 된다.

 

내 마음의 균형을 잡는 게 쉽지 않구나.

1. 나의 가치는 높이 돼 작은 거에 감사하기.

2. 겸손한 태도를 가지 돼 나를 높이 평가하고 기대하기.

 

그동안 너무 균형을 못 잡았다. 내가 중학생 때까지는 2번처럼 살아서 건방졌다. 그래서 인간관계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1번으로 살고 행복한 줄 알았는데 사실 나도 모르게 나를 내려치고 나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었다. 

 

어쩌면 고작 퇴사하고 당일에 축하받지 못했다고 나의 일에 대한 축하가 망친건 아닌데 말이다. 근데 왜 그렇게 퇴사한 당일에 집착했다면 얼른 도망가고 그 쾌감을 즐기고 싶었다. 마지막 퇴근을 한 직후가 가장 행복하니까. 짜릿하니까. 그만큼 회사가 너무 싫었고 화났고 답답했다. 싫은 점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 써야겠다. 그만큼 너무 싫은데 참았다. 괜찮은 척, 짜증 안나는 척하기도 힘들었다. 회사의 건물이 너무 구려서 대접받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대접받고 싶었나 보다.

 

어쩌면 차에 집착하는 사람 들고 이래서 차에 집착하나 보다. 구린차를 타면 대접받지 못하는 느낌이 강해서. 근데 사실은 차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에 뭔가 있는 건데 말이지.

 

나도 그 사람들과 다를 바 없구나. 어쩌면. 저번에도 느꼈는데. 나도 깨끗하고 멋진 건물에서 대접받는 느낌 받으면서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당일날에 그렇게 좋은 곳에 가서 밥을 먹고 싶었나 보다. 그런 건물에서 일하는 게 힘든 이유는 나의 마음에 대접받지 못하면 무언가 강하게 나를 힘들게 한다는 뜻이다.

 

대접받는 느낌에 집착하는 이유는 대접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 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너무 힘든 이유는 내 마음에 나는 대접받지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그 인식이 느껴질 때 힘들어서 피하고 싶은데 못 피하니까 집착하는 거다.

 

나도 이제라도 사고 싶은 옷사고 방 예쁘고 청소하고 꾸미고 정돈하고 나를 챙길 거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