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감정일기 - 나를 힘들게 하는 작은 트라우마

보라색테라스 2023. 9. 9. 12:03
반응형

어제는 시비를 걸리고 모르는 사람과 싸웠다. 사실 모르는 사람과 싸우는 건 이겨도 져도 손해 같다. 싸우는 과정에서 무시받는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감정은 소용돌이친다. 이런 작은 다툼을 반복하면 점점 안 좋은 생각이 확장된다.

 

이 세상에 무서워서 어떻게 살지, 나에게 시비걸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또 생기면 어떡하지, 내 편은 누가 들어주지, 싸우고 싶지 않은데 휘말리는 상황이 억울하고 힘들다.

 

안 그래도 의지하던 친구와 헤어지고 혼자 남겨진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으면 참 혼자 있는 게 힘들다. 꼭 친구와 헤어지고 혼자 있는 상황에 누가 나를 공격하거나 싸우는 상황에 휘말린다. 잠은 푹 잘 잤지만 다시 어제 싸우고 화났던 감정, 무시받았던 감정이 떠올라 힘들다.

 

운동 때문에 피곤한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오전부터 참 루틴대로 블로그를 하기 힘들다. 잊고 있었던 공허함이 떠올랐다. 이런 세상에서 나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너무 불안하고 걱정된다. 마침 내가 힘들어하는 가을이 와서 또 힘들다. 나는 그저 블로그 하고 운동하면서 조금 벌어도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왜 나를 가만두지 않을까.

 

본질적인 공허함이 건드려졌나보다.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가기 겁이 난다. 근데 내 영역은 내가 지켜야 하니까 남이 책임지고 지켜주지 않으니까. 그리고 세상이 어려울 때마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나에게 집중하고 블로그하면서 내 영역만 지키면 된다고.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그런 의미에서 그래도 싸우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한 내가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 사람도 자기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그랬겠지만 그건 내 알바 아니고 그렇다고 남에게 공격하고 신고한다고 해서 감정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니까 안타깝지만 내가 이긴 거 같아 뿌듯하다. 얼마나 화가 날까 자기감정은 모른 채 오로지 신고만 생각하니. 사실 신고가 감정해소에 도움은 안된다. 정말 잘잘못이 명확하지 않은 이상 경찰들은 그냥 합의하라고 하거나 귀찮다는 식으로 넘긴다. 경찰들도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신고가 들어오는 게 얼마나 많겠나. 

 

나의 감정을 지킨 내가 다행이다. 점심먹고 블로그 좀 하고 운동하러 갔다가 산책하면서 오로지 나의 삶에 집중해 보자.

반응형